우울하다.

하나부터 백까지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다.
잘못을 저지른 놈들은 하나같이 목을 뻣뻣히 들고 다니며 잘못한 게 없다고 소리를 지르고,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은 죄인취급을 당하고 있다. 아이들을 잃은 부모들이 차디찬 체육관 바닥에서 근 한달을 지내는 동안 잠깐 왔다 가는 인간(이란 말도 아깝다)들은 따뜻한 장소에서 잘 쉬다 갔단다. 그 공간은 유가족들에게 제공되기로 했던 건데.

사고가 난 지 10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사람을 구조하려는 노력은 전혀 없었다. 구조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사고가 어떻게 가능할까? 10시간 동안 살아있는 아이가 있었다는데.

현실적으로 사고는 날 수 있는 거다. 우리가 인간인 이상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를 해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사고다. 그렇기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가능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한 거다.

그런 면에서 이번 사고는 우리나라의 정관계가 모두 엮여 있는 참담하고 한심한 현실이다. 이게 바로 대한민국이다. 남들이 보기엔 번쩍이는 네온사인을 보고 한국이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그 속은 썩어문드러지고 있는 거다. 우리의 성장을 부정하거나 터부시할 이유는 없다. 60년 전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남들이 수 백년동안 한 발전을 압축해서 이룬 건 우리나라의 자랑임에 틀림없다. 운좋게 미소 냉전 덕에 미국의 원조를 받게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앞만 보고 달렸다. 뒤를 보면 다시 뒤쳐질까봐, 방향을 잃을까봐 애써 무시하고 달려왔다. 그리곤 이제 숨을 좀 고를 때가 되니 그 여파가 고스란히 우리에게 오는 거다.

철학의 부재, 공감의 부재, 소통의 부재.

이게 가장 큰 문제다. 무고한 사람이 죽었는데 그걸 오히려 보상금 받아서 좋을 거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인간들이 바로 대한민국 속에 있다. 자식 잃은 사람의 슬픔에 대해 악어눈물만큼의 눈물도 흘려주지 않는 자들이 지도자라고 우스대고 다니는 곳이 대한민국이다. 어이없는 사고를 국가에 불만을 가진 자들의 계획에 의한 거라고 생각하는 미친 놈들이 존재하는 곳이 대한민국이다.

그래서 우울하다. 그런 대한민국을 떠나고 싶은 생각만 가지는 현실때문에 우울한 것다.
뭐가 좋은 일이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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