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보러 가자

가을이다.
이제 엄마 시험도 끝났겠다 그동안 못 간 여행 한 번 가자~
음 그런데 금토일 연휴네. 여행가지 좋잖아? 여행을 우리만 가냐? 연휴가 좋아서 여행 가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암튼 우리도 간다. 몇 달만에. 이번에는 강원도. 음. 강원도 하면 단풍 놀이하러 가는 차도 많고, 휴게소에 사람도 많고, 사람도 많고

마침 예전 블로그를 보니 2006년에도 비슷한 시기에 강원도에 다녀왔네. 이번에 묵을 숙소인 용평리조트도 다녀오고. 그때는 용평리조트가 아닌 펜션에서 1박했는데 그때 펜션에 있던 커다란 개가 생각난다. 그때는 HP PDA에 네비 앱 설치해서 사용했고 우리 따님이 지금 상원이보다 한 살 어렸을 때구나

3일 연휴의 첫날은 아니라서 그래도 차가 조금 적을 듯 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우리랑 비슷하게 금요일 사정이 있어 출발하지 못하고 토요일에 여행을 시작하는 가족이 많이 있을 듯 해서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다. 실은 그 전에 2006년에 쓴 블로그를 보니 7시 반에 출발했는데 횡계 IC까지 4시간이 걸렸다고. 네비상으로 3시간이 안 걸리는 거리인데

이번에는 어디를 가 볼까, 동선을 어떻게 잡아야 하나 고민하느라 전날 12시까지 잠을 못 잤다. 1박 2일이라는 시간 내에 돌아야 할텐데 우선 리조트에 있는 곤돌라는 타야 하고, 강원도까지 왔으니 회도 먹어야 할 거고, 당연히 바다도 한 번 봐야 하고, 2006년처럼 양떼 구경도 해야 하고. 그렇다고 똑같은 동선으로 하면 그렇고. 리조트에 수영장이 있다고 하는데 거기는 가야 하는 지.

일단 가는 도중에 수영장은 포기했다. 결정적으로 우리 따님이 별로 가고 싶지 않다고 해서. 게다가 수영장에 가면 기운이 빠져서 다른 걸 못할 터라. 따님이 가고 싶다고 하면, 늘 물놀이 좋아하는 상원이랑 같이 갔을 텐데

지난 번과 비슷하게 7시에 일어나 부지런을 떨어 출발한 시간이 8시 가량. 아침은 당연히 안 먹고. 휴게소에서 먹는 걸 빼먹을 수는 없지.

중간 중간 차가 밀리기는 했지만 예상보다는 덜 밀렸다. 그래도 졸려서 조금 고생했다는 운전기사의 뒷이야기.
무사히 도착한 시각이 12시 경. 숙소는 2시부터 체크인할 수 있는데 오늘의 동선은 우선 곤돌라를 타고, 체크인을 하고, 바다를 보고 회를 먹기로 정했다.

곤돌라만 생각했는데 오잉, 마침 곤돌라 타는 곳에 이런 저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놀이기구가 마련되어 있었다. 세그웨이나 삼륜 모터 자전거 타기 같이 조금 큰 아이나 어른이 놀 수 있는 것 부터, 동그란 구에 들어가 물 위에 노는 것도 있었고, 미니카도 탈 수 있고. 이건 뭐 완전히 상원이를 위해 준비한 게 아닌가

그 중에서도 단연코 꼭 해야 하는 건 바로 기차 타기

낮 12시라 조금 이른 시간이기도 하고, 강원도라 쌀쌀하기도 해서(서울은 20도 근방인데 여긴 10도) 그런지 기차를 타는 아이들이 별로 없다. 이전 팀에 아이 두 명이 타고 있어 바로 다음 순서로 탈 수 있었는데 무려 단독 운행.

혼자 타는 거라 바로 운전석(?)에 해당하는 첫번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는. 지난 번 한강에서 기차 탈 때 저 자리에 얼마나 앉아보고 싶었는데

표정이 정말 살아있어 좋다. 아 우리 따님도 어릴 때는 그랬는데 지금은 너무 카메라를 의식하셔 망원 렌즈가 필요한 시기인가 보다.

기차를 타는 아이들은 별로 아니 거의 없지만 기차는 달랑 3? 4바퀴를 돌고 멈췄다. 쩝. 그래도 좋은 가 보다. 안 조르는 걸 보니 기특? 신기하네

기차 타기 근처에 있던 보트 타기를 애써 외면하고 곤돌라 탑승장 옆에 있는 투썸플레이스 커피숍에 들어왔다. 예전과 달리 리조트에 들어와 있는 가게가 모두 프렌차이즈이다. 다른 곳은 대부분 리조트에서 자체적으로 했는 여기는 투썸 플레이스, 곤돌라 타고 올라간 정상에도 Hollys 커피숍이고, 리조트내 수퍼도 GS25였다는

쌀쌀한 날씨를 이기기 위해 커피와 레몬티를 한 잔 마시고. 뭐 먹지도 않았는데 제일 신난 상원이

기대했던 곤돌라. 남산 N 타워 정도의 수준을 생각했는데 우왕.(2006년에도 탔는데 전혀 기억이 -_-)

출발할 때 덜컹하는 것 때문에 신난 상원이와 웃고 있지만 동생만큼은 아닌 누나. 역시 상원이가 어려서 그런지 겁이 없는 건가?
그래도 아래 사진은 이번 여행의 best shop 중 하나로 꼽고 싶다. 아이들 표정이 살아있잖아. 둘 다 웃고 있고

상원이 턱 살이 부드럽다고 잡아당기는 누나. 누나의 표정이 오묘하네

올라가는 내내 풍경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직 단풍이 완전히 든 게 아니라서 울긋불긋하다고 하기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그래도 멋있다.

엄마 저것봐~

올라가는 내내 서 있는 기둥에 적힌 숫자를 읽다보니 어느새 정상에 거의 다 왔다. 짧지 않은 시간을 탈 수 있어, 충분히 가치가 있다.
정상은 안개에 가려져있어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2년 전에 갔던 휘슬러 산의 곤돌라가 생각난다. 이건 2012년 7월 로키산맥 중 Whistler Mt.에서 탔던 곤돌라. 이것도 짧지 않은 거리였는데 용평은 이것보다 훨씬 재밌었다. 산을 한 개 타고 또 타는 거라

여기는 정상. 그리고 영상 5.5도. 엥 5.5도? 춥다. 바람도 불고

그네

안개에 가려 주변 경치를 전혀 볼 수가 없다 -_-;;;

정상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이랑, 맛있는 핫도그 먹고. 푸트 코드 앞에 핫도그 파는 가게가 있는데 칠리 핫도그를 추천!!! 너무 맛있다.

얼떨결에 점심이 되어 버린 핫도그 먹고 이젠 내려가자

안개에 갖힌 정상 부근에서 살짝 벗어나니 이렇게 멋진 광경이 펼쳐진다. 날씨가 좋으면 저 멀리 동해 바다도 보이지 않을까 싶은데

다시 연예인 병이 도진 우리 따님. 동생 등 뒤에 숨겠다고

상원아 너무 재밌지? 누나도 태어난 지 5개월 때부터 이걸 탔어

누나가 처음 곤돌라 탄 2003년 5월 사진. (추가 사진은 여기서)

지금은 잡초로 뒤덥혀 있지만 이제 한 달만 지나면 스키장이 되겠지

기차 탄 직후부터 타고 싶다고 했던 보트. 완전 오늘은 상원이 날이구나

엄마와 따님가 동시에 웃는 모습 포착. 가끔 보긴 해도 사진에 남기기는 쉽지 않았는데

10분에 만원이라는 거금을 지불했는데 몇 분 타더니 금새 익숙해졌다. 녀석 춘천 가서 보트 좀 타겠는 걸

리조트에 체크인하고 잠시 쉰 후 바로 바다보러 출발. 용평이 강원에 바다 근처에 있는 건 아니라서 다시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 가야 한다. 그래서 1시간 정도 걸린다. 영동고속도로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강릉이고, 강릉을 기준으로 북쪽에 주문진, 속초, 양양이 있고, 강릉 기준으로 남쪽에 정동진, 동해, 삼척 등이 있다. 결국 어디 바다를 보느냐에 따라 어느 회집을 가느냐가 결정되는. 혹은 그 반대 이거나. 그래서 각 동네별로 나름 평이 좋은 횟집을 미리 알아놨다.

처음에 간 곳은 사천항. 특별한 이유는 없고 영동고속도로에서 가장 가까워서. 보트 놀이에 체력을 소모하신 상원이는 이미 꿈나라에 가 있고, 엄마도 그렇고. 그래서 부녀만 차에서 나와 바다를 보기로

날이 흐려서 그런지 파도가 거세다.

음. 저 브이가 사라지는 날 우리 따님이 늙은 거겠지? ㅎㅎ

빨간 등대가 있는 곳까지 가보려고 했는데 그러지는 못하고. 다음 기회에 가보는 걸로

사천항 모습.

사천항은 항구라 모래사장을 보러 가기로. 바로 옆에도 있겠지만, 기욍이면 오늘 갈 회집이 있는 주문진으로 방향을 돌렸다.

흐린 날씨 덕에 구름 모습이 예술이다. 날씨 덕인지 바닷가에 사람이 많지는 않네

아직까지는 스티로폼 하나만 있어도 잘 논다 ㅎㅎ

근데 뒷모습만 보면 엄마인지 딸 인지 모르겠어. 마침 저 위에 걸친 옷은 엄마거라

이틀 전에 ‘상원아 두 밤 자고 바다 보러 가자’고 했을 때 그래 바다 보러 가자고 했는데 이 녀석 정작 바다에 왔는데 자고 있다. 한번 낮잠을 자면 3시간은 기본인데 3시 정도부터 잠이 들었는데 언제 일어날 지 모르겠다. 그래도 상원아 바다 보러 온 거다. 알았지? 자 증거 사진. 이거 합성 한 거 아니다

식당에 와서도 여전히 잠들어 있는…

바닷가 길 바로 건너에 있어 큰 창 너머로 바다가 보이는 곳. 평이 좋아서 왔는데 역시나.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다. 괜히 양 많은 거 먹지 말라고 적당한 메뉴도 골라주고

회 나오기 전에 나오는 20가지 음식들. 고등어 조림이 맛있다. 실은 저기 나온 음식 중에 맛 없는 게 하나도 없다.

저녁을 다 먹고도 상원이는 안 일어난다. 결국 다시 숙소로 향하는데 김비서 아니 김기사 네비가 대관령 길을 골라준다. 친절한 녀석. 주인 고생하라고 그런 거지? 불도 없는 깜깜한 길을 꼬불꼬불 올라가라고? 주인 지갑 얇은 거 너무 고려해주는 거 아냐? 톨비 얼마 차이 안 날텐데. -_-;;; 그냥 영동고속도로 타고 가다 횡계에서 빠지면 될 것 같은데 이 녀석이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 지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 덕분에 바짝 긴장한 채로 운전을 해야 했다는. 다음 날 보니 그 길이 옛 대관령길이라고.
정말 불빛 하나 없는 깜깜한 길이라 하이빔 적절히 켜고, 네비에 보이는 길 보고 조심스럽게 운전한 덕에 다행히 무사히 숙소에 도착했다. 이렇게 꾸불꾸불한 산길 간 것조차도 2년전 로키산맥 갔을 때랑 어쩜 그리 비슷한 지 휴.

저녁을 잘~~~ 먹고 왔지만 그래도 리조트 수퍼에 들러 카프리 맥주 2병 사고, 주문진 항에서 산 오징어 먹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피곤했지만 그래도 재밌는 첫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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