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은 “행복”했어요
올해도 잊지 않고 안면도를 찾았다.
집에서 비교적 멀지 않은 곳에 넓은 백사장이 있어서 자주 가는 곳이다. 네비게이션 기준으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라 이동시간을 조금만 조정하면 금방 갔다 올 수 있다.
원래 이번 여행 목적은 바다를 보는 것보다는 수영장이었다. 예전부터 혜승이가 수영장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서 혜승이 소원도 풀어주고, 말로만 듣던 덕산스파케슬도 구경하고.
1박 2일간의 이번 여행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 덕산스파케슬
- 꽂지 해수욕장
- 천리포수목원
- 천리포해수욕장
덕산스파케슬
덕산 스파캐슬은 꽤나 유명(?)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가는 길은 시골길 이었다. IC를 나와 네비가 알려주는 대로 따라갔는데 계속 시골길만 가로질러 가는 것이었다. 그러다 떡 하니 새로 지은 건물이 있는데 그곳이 덕산스파캐슬이었다.
기대한 것과는 달리 다른 대명콘도 수영장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규모는 대명 비발디보다 작고.
덕산 스파케슬에서 기억남은 것은 바로 “Doctor Fish”.
사람 피부의 각질을 제거하고 마사지를 해준다고 하는데 TV에서만 보던 걸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1인당 30분에 5천원을 받지만 다행히 우리가 할 때는 따로 시간관리를 안 해서 1시간 가량을 했다. 처음에는 너무 간지러워서 참기 힘들었는데 금방 적응을 했다. 혜승이도 무척 재미있어 하고. 아쉽게도 내 카메라가 방수가 안되는 터라 카메라로 찍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_- 방수되는 콤팩트 카메라를 가진 사람이 어찌나 부럽던 지. 하지만 1시간 내내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장난치는 혜승이 얼굴을 보는 것은 “행복”했다.
수영장 내에 있는 한정식집도 비교적 비싸긴 했지만 맛은 아주 만족 스러웠다. 밥을 먹여줘야 하는 혜승이가 직접 숟가락을 들고 비빔밥을 혼자서 거의 다 먹다시피 했으니.
꽂지 해수욕장
예상과 달리 바다가 보이는 펜션에서 볼 수 있는 바다는 썰물때문에 드러난 뻘 뿐이었다. 혜승이를 데리고 갈 수 없을 정도로. 그래서 간 곳은 펜션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꽂지 해수욕장
안면도에 올때마다 들른 곳이지만 넓은 모래사장이 시원했다. 바다바람에 더위도 날라가고. 혜승이는 거기서 모래사장에 있는 조개를 뒤집어 쓴 게를 잡기 시작했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급기야 30마리가 넘을 만큼 잡았다.

커다란 하트를 그리고 있는 혜승이.

저녁때라 멋진 낙조도 보고



천리포수목원
천리포수목원은 국내에서 살다가 귀화한 외국인이 휘귀종을 중심으로 만든 수목원이다.
날이 더워 많이 둘러보지는 못하고 사무실 근처를 30분 가량 돌아봤는데 특이한 식물들이 많이 있었다. 자그마한 논밭에는 올챙이도 있었고. 30분 내내 나비 잡아달라는 헤승이 때문에 힘들었다. -_-







천리포해수욕장
아쉽게도 해가 중천에 떠서 수목원에서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그늘이 많긴 했지만 이리 저리 움직이는 것도 더워서 힘들 정도니. 그래서 얼른(?) 바다를 보고 집으로 향할 생각으로 수목원에서 1분 거리에 있는 해수욕장을 갔다.
나중에 보니 천리포해수욕장은 해수욕장이라고 하기에 좀 그렇다. 규모가 너무너무 작아서. 나중에 올라올 때 본 만리포해수욕장의 규모를 보니 왜 “만리”, “천리”라고 스케일이 다른지 알 수 있었다.
천리포해수욕장은 그저 바다만 보다 가려고 카메라도 차에 두고 그냥 슬리퍼만 신고 갔다. 그런데 그나마 몇 명 안되는 사람들이 다들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호미와 소금을 들고. 가까이 가서 물어보니 ‘맛조개’를 잡는 거란다. 맛조개가 들어있는 모래속에 소금을 부으면 맛조개가 ‘뿅’하고 나와서 잡을 수 있단다. 당연히 혜승이는 우리도 해보자고 그러고. 하지만 호미도 없고, 소금도 없고.
그러다 누군가 버리고 간 ‘손잡이 없는’ 호미를 하나 주웠다. 결국 멀리 있는 수퍼에 가서 소금도 사오고.
요령은 간단(?)하다. 모래를 파서 구멍을 발견하면 구멍에 소금을 적당히 넣어주면 된다. 그러면 맛조개가 짠 맛을 보고 바닷물이 들어온 줄 알고 고개를 쏙 내민다. 그때 확 잡아채면 된다. 하지만 이론과 실제는 늘 다르듯이 생각보다 쉽다. 일단 ‘손잡이 없는’ 호미를 가지고 모래를 파는 것도 쉽지 않고, 맛조개의 움직임이 의외로 빨라서 놓치기가 일쑤였다. 게다가 모래를 조금만 파도 모래속에 물이 고여서 소금의 효과를 반감시켰다. 결국 요령은 모래속에 물이 생기지 않을 만큼 바닷물에서 먼 곳에서 구멍을 찾아 소금을 뿌린 후 맛조개가 나왔을 때 한번에 가로채야 한다.
몇 번의 실패를 겪은 후 드디어 한 마리를 잡았다. 징그럽게(?) 생긴 맛조개를 모래속에서 뽑아(?) 모래밭 위에 올려놨다. 혜승이가 그 조개를 들고 근처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뛰어갔다. “우리 아빠가 잡았어요~” 이미 그 사람들은 비닐 가득 잡은 후였는데 -_- 하지만 혜승이 ‘우리’가족이 했다는 사실에 무척 기뻐했다.
한번 잡으니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였다. 구멍을 발견하기만 하면 조개를 잡을 확률리 60-70%까지 높아졌다. 조금 징그러웠지만 조개의 끝을 잡아 힘겨루기를 할 정도로 나도 익숙(?)해지고. 생각보다 이 녀석들이 힘이 좋아서 잘 나오질 않는데. 그럴때는 강약을 조절해가며 조개 껍데기가 부서지지 않을 정도의 힘으로 당겨야 한다.
하지만 금광이나 탄광도 캐다보면 바닥을 보이듯이 그럴리는 없겠지만, 한 1시간을 하고 나니 모래를 파헤쳐 구멍을 찾는 확률이 극히 낮아졌다. 손잡이가 없는 호미를 모래밭이긴 하지만 1시간내내 파고 나니 손도 아프고(나중에 보니 물집이 잡혔다는 -_-) 그런데 근처에 있는 아이들을 보니 아주 쉽게 잡고 있었다. 그전까지는 모래를 파헤쳐 구멍을 찾았는데 그게 아니라 눈에 보이는 구멍이 있으면 모래를 살짝 치워서 그 구멍이 모래밭속까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구멍이 계속 있으면 거기에 소금을 넣는 것이었다. 힘을 훨씬 덜 들이고도 조개를 찾을 수 있었다.
결국 점심도 거르고 2시간 반 정도를 조개 잡는 데 보냈다. 하지만 ‘촉새’ 혜승이가 연신 재밌다는 말을 할 정도로 즐거운 경험이었다.
나중에 혜승엄마 말을 들으니 이번 여행은 ‘행복’했단다. 나는 사진도 별로 못 찍고, 찍은 사진도 다 발로 찍은 거라 맘에 안들었지만, 혜승이가 행복하다고 하니, 그 말을 듣고 혜승엄마도 행복해 하니 정말 ‘행복한 여행’이었다.
역시 어린 아이들이 그렇듯이 혜승이는 “체험”을 좋아한다. 앞으로도 체험위주의 여행을 많이 구상해야겠다.
아래 사진은 잡아온 맛 조개를 집에서 삶은 모습. ‘맛’조개라 정말 맛이었다. 그중에서도 혜승이가 제일 좋아했다. 녀석~

제일 먼저 손이 가는 혜승이.
가장 즐거웠던 doctor fish와 맛조개 잡는 사진이 없어 못내 아쉬운 여행이다.
6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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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부럽습니다. 우리집 꼬마는 언제 키워서 저런데 데리고 다닐지.. -_-;
나자마자 가야죠~~ 저희 집 블로그 보면 태어나서 6개월만에 비발디 파크에 갔는데요. 지금 찾아보니 홍천에 갔다와다는 글만 있고 사진이 없네요 -- 어서 큰 모니터 사서 사진 복구해야 할텐데… 빠른 컴퓨터도 사고. 맥에서 웹질 너무 느려요 --(엉뚱한 리플만 달았네요)
온통 부러움빡에 남질 않는군요 췟~
저도 마술가게님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싶을 때도 있어요~~
[...] 나섰다. 2007년 천리포 해수욕장에서 맛조개를 잡던 기억을 잊지 못하는 아이를 데리가 나섰다. 미리 방을 구하지 못해서 그냥 [...]
[...] 시간 가량을 삽질했는데 의외로 실적이 좋지는 않았다. 예전에 천리포 해수욕장에서 처음 맛조개를 잡을 때는 손잡이도 없는 호미로 잘만 잡았는데 어째 도구가 발전했는데 실적은 영 [...]